2024.04.27 (토)
(리폼드뉴스) 네덜란드에서 1930-40년대에 개혁교회의 성경 해석과 설교는 설교자들이 역사적 본문을 설교하면서 본문에 언급된 사람들을 의례히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제시한다는 형식의 설교였다. 여기서 ‘모범적 설교’라는 말이 생겼다. 역사적 본문에 대한 모범적 설교는 루터나 칼빈조차도 이 전통적인 설교 방법을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모범적인 설교의 주장자는 바빙크(Herman Bavinck와는 구별), 데이크(구속사 측의 Van Dijk와는 다름), 다우마, 하이젤, 스켈하아스, 스트래이프케이크 등이다. 이들은 모범적 설교에 대한 극단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모범적 접근의 합리성과 배타적인 구속사적 접근의 불합리성을 주장했다.
모범론적 설교를 주장한 다우마는 “우리의 조상들은 구속사가 그리스도를 그 중심에 두는 통일된 구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여전히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성경에 묘사된 특정 인물들을(성경의 자료들을 이용하여) 따로따로 취급하여 그들을 심리학적으로 그려내고, 그들의 투쟁과 시험, 그들의 힘과 연약함을 말하고, 그리고는 성경 인물들의 경험과 오늘날 신자들의 투쟁 사이에 평행선을 긋는 일이었다.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우리 조상들은 성경 인물들의 미덕을 모두에게 모범으로 추천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죄악과 연약함을 경고로 제시하기도 하였다.”라고 했다.
모범론 측의 주장을 함축적으로 보여 준 대목이다. 모범론 측은 구속사적 방법만을 배타적으로 사용할 경우, 객관적인 설교, 단순한 설명, 구속사에 관한 강의, 현실에 대한 적실성이 없는 설교가 되어 버린다. 이런 이야기는 구속사적 설교를 주장한 사람들에게 보여 준 공통된 특징이었다.
모범론 측은 모범적 “요소”의 정당성을 지지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객관적인 그것뿐만 아니라 주관적인 것까지 원하고, “설명뿐만 아니라 적용”까지 원하며, 하나님의 행동뿐만 아니라 사람의 반응까지 원한다. 그들은 구속사적 방법 그 자체를 반대하지 않지만, 모범적 “요소”를 배제하고서 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반대했다.
이러한 모범론에 반대한 구속사론 주장은 스킬더, 스피엘, 판 데이크, 판 트 피엘, 페인호프 등이었다. 구속사 설교 접근에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스킬더는 “여기저기서 우리가 만나는 사순절 설교들은 여전히 그리스도 주변의 인물들이 일차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는 설교들이다. 거기에는 유다, 베드로, 빌라도, 헤롯, 산헤드린, 마리아 등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그들의 내적 갈등, 그들의 위로, 그들의 굳어진 마음). 그러나 그 반면에 첫째 되고 가장 우선된 문제, 곧 그리스도께서 무엇을 하셨는가,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에게 무엇을 체험하게 하셨는가, 성자께서 당신 주위에 있는 인물들의 행동 안에서 또 그것을 통하여 무엇을 체험하셨는가 하는 것은 잊혀져 있다”라고 했다. 그리스도께서 중심이 되셔야 하지, 사람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구속사론 자인 판 데이크는 “역사적 본문들을 모범적으로 취급하는 것은 ‘말씀의 사역’이라고 옳게 불리울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신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모범론 반대자들의 교리적 건전성이 아니라, 그들이 역사적 본문을 취급하고 설교하는 그 방식이다. 그리고 그런 설교의 내용에 관한 논쟁점은 우선적으로, 선포되는 진리들이 성경적인가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진리들이 그 설교 본문에 실제로 계시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판 데이크는 “말씀의 사역은 하나님께서 본문에서 주시는 그 메시지를 회중에게 선포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필자의 고민은 모범적 설교는 ‘모범적 적용’이 문제가 아니라 ‘모범적 해석’이었다. ‘모범적 해석’과 ‘모범적 적용’은 다르다. 구속사론이 ‘모범적 적용’도 반대하고 ‘모범적 해석’도 반대한 것이다. 이것이 옳은 주장이냐에 대한 논쟁이었다. 모범론 자들이 적용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본문을 모범적인 해석에 대한 주장은 문제가 되었다.
구속사론 자들은 설교에서 적용을 인정하지 않는다. 모범론이나 개혁신학의 전통하에서 설교란 “설명뿐만 아니라 적용”, 즉 설교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설명 및 적용”을 주장해 왔다. 설교란 본문에 대한 해석과 그에 따른 적용으로 본다. 그러나 구속사론자들은 여기서 적용을 부정한다. 설교에 있어서 본문을 구속사적으로 해석하고 해설하면 적용은 자동적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이런 이유로 적용은 성경 본문에 덧붙인 이원론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원론이란 설교에서 먼저 본문에 대한 설명과 그다음으로 진행된 적용의 형식을 의미한다.
구속사론자들은 이원론적 적용을 거부한다. 예컨대 아브라함이 회심한 자의 거울로,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제시된 반면, 회심하지 않은 자의 경고를 받을 수 있다. 유다가 회심하지 않은 자의 거울로, 경고의 모범으로 제시되는 반면, 회심한 자들이 위로받을 수 있다. 이런 형식의 모범적 해석과 적용을 거부한다.
여기서 구속사론자들은 적용을 인정하지 않는다. 더 엄밀하게 말해서 적용의 성격이 다르다. 본문 해설 후 적용하는 형태의 설교가 아니라 본문을 구속사적으로 설명하면 자동적으로 적용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구태여 적용을 덧붙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구속사적 설교는 모범론자들에 의해 그것은 구속사에 관한 강의나 현실에 대한 적실성이 없는 설교라고 주장한다.
모범론자들은 ‘모범적 적용’은 물론 ‘모범적 해석’을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본문을 해석할 때는 성경계시의 유기적인 통일성에 의한 하나님의 구속사.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외면하면서 인물들의 모범 중심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모범적 해석은 성경 본래의 의도오아 부합하느냐가 문제이다.
한국교회에서 구속사적 설교와 모범론적 설교에 대한 논쟁은 네덜란드에서 있어서 논쟁의 핵심 이슈에서 벗어난 한국적 구속사적 설교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이 문제를 계속 알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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