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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의 청소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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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뉴스

북한에서의 청소년기

청소년기를 고향 함경도 회령에서 보낸 나는 현재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학생_일러스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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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대학교에서 늦게 공부를 시작하며

청소년기를 다시 보내고 있는 30대이다.

청소년기를 고향 함경도 회령에서 보낸 나는

현재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대 후반에 한국에 입국해서 검정고시부터 대학생이 되기까지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살면서 나는 북한에서의 청소년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청소년기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세계관을 키우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나는 태어나 보니 노동자 아버지와 농민 어머니의 장녀였다. 북한에서 엄마라는 말보다 가장 먼저 듣고 제일 처음 한글로 배웠던 것은 바로 김 씨 일가의 이름충성심이었다. 그런 불모의 땅이었지만 우리도 행복하고 잊지 못할 청소년 시절이 있었다. 친구들과 뛰어 놀며 두만강에서 물장구를 치면서 철없던 어린 시절을 보냈었다.

 

또 학교 시험에 대한 걱정으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등잔불 밑에서 공부했었는데, 성적이 좋은 날에는 온 집안이 행복했지만 성적이 낮은 날에는 부모님 꾸지람으로 하루를 마감했었다. 부모님은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라며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그저 학생이니까 학교를 다녀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에서는 부모에 따라 자식의 미래가 99% 결정이 나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자식은 노동자로, 농민의 자식은 농민으로, 광부의 자식은 광부로 90% 이상 부모의 신분에 따라 자식의 신분이 결정된다. 북한에는 토대라는 신분 기준이 있다. “토대”-북한에서는 전 국민을 계층으로 나눈다. 충성계층, 중간계층, 적대계층 등으로 구분하고, 높은 최상위 계층이어야지 당 간부가 될 수 있다.

 

우리 부모님은 토대로 인한 신분 상승의 절대적 한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자식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 자신들보다는 더 나은 신분으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시키셨다. 우리 부모님 같이 공부시키는 부모들은 소수였다.

 

주변 친구들을 보아도 학교 가서 뭐 하냐고, 글자나 알고 더하기 덜기만 하면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하면서 집안일만 시키는 부모들이 대다수였다. 철없는 시절에는 학교가 가기 싫어서 공부를 시키지 않는 부모를 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였다. 그리고 친구들과 같이 모여 앉으면 한국 청소년들처럼 호감 있는 이성 친구에 대하여 이야기도 하고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는 등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기도 하였다. 청소년기에 대한 추억으로 너무 행복했던 이야기만 한 것 같다.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기도 하였다. 청소년기에 대한 추억으로 너무 행복했던 이야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내 고향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던 시기도 바로 청소년 시기였다. 자고 깨면 이웃집에 살고 있는 친구가 굶어 죽었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고, 나라에서 주는 배급을 기다리다 못해 영양실조로 죽은 어린아이들이 있었다. 300만 명의 국민들이 굶어죽고, 얼어 죽은 바로 고난의 행군 시기가 나의 청소년기였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이 뛰어놀던 친구가 죽었고, 내가 발 담그고 놀던 두만강에서 시체가 떠내려 오는 것을 목격했던 힘든 추억도 있다.

 

이러한 가슴 아픈 일을 겪으며 나는 북한 탈출을 계획하게 되었고 몇 년간의 방랑과정을 거친 후, 현재 대한민국 일류 대학의 늦깎이 대학생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고향에서는 꿈으로만 꿔야 했던 대학생, 그것도 한국 수도 서울의 일류여대의 대학생이 된 현재, 너무나 많은 추억을 쌓고 있고 서서히 북한에서의 힘든 시절을 잊어가고 있다.

 

때로는 북한에서의 잊을 수 없는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그때를 추억하는 날은 별로 많지 않다. 지금 대한민국에서의 생활이 너무 행복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보다 100배는 더 높은 경쟁 사회에서 열심히 살아가기 바쁘기 때문이다. 10년 어린 친구들과 대학생활을 함께 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고 때로는 늦은 공부를 왜 할까하는 후회도 하곤 한다. 이런 자신을 보면 나는 아직 청소년기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두 번째 청소년기를 보내는 나는 현재에 만족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경쟁 사회에서 다른 이들과 부딪히며 살아가면서 힘들지만, 나에게는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잊지 못할 제1의 청소년기 추억이 있기에, 이를 기억하면서 또다시 이겨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주은샘(가명, 함경도 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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